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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다 종교 간 교류의 증거 26-06-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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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간 교류의 증거

 

필자가 어렸을 때 TV에서 성당의 모습이 나왔는데, 어떤 교인이 묵주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왜 천주교에서 염주를 들고 있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염주는 알았는데, 묵주를 몰라서 생긴 의문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종교는 다른 종교를 배척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대개 종교끼리는 서로 배척하는 경향이 강하다. 심지어 종교 때문에 전쟁을 하거나, 원수처럼 싸우고 탄압하고 죽이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론 다른 종교의 영향을 받아 스스로 변화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게, 구슬 여러 개를 한 줄로 이은 기도용 구슬(Prayer beads)’이다. 이를 불교에선 염주’, 이슬람교에선 '미스바하(Misbaha)', 기독교에선 묵주라고 한다. 불교의 염주는 고대 힌두교에서 사용하던 자파 말라(Japa Mala)’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라고 한다.

모두 주로 기도 횟수를 세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생긴 거나 목적이 비슷한 만큼, 한 종교에서 다른 종교로 영향을 준 과정을 보자.

기원전 8세기 경, 고대 인도 힌두교에서 만트라(진언)를 반복해서 외울 때 그 횟수를 잊지 않기 위해 씨앗이나 나무토막을 꿰어 사용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이후 인도의 힌두교 문화권에서 탄생한 불교가 이 도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불교가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면서 '108번뇌' 같은 의미가 덧입혀져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108)가 되었다.

99(33개의 간이형도 있음)의 알을 가진 이슬람교의 미스바하는 8~9세기경 불교와 힌두교가 성행하던 인도/중앙아시아 지역과의 무역 교류를 통해 넘어온 것으로 추정한다.

가톨릭에선 초기 기독교 수도사들은 밧줄에 매듭을 지어 기도 횟수를 셋다고 한다. 이후 십자군 전쟁 시기 전후인 중세 11~13세기경 구슬을 꿰어 만든 묵주의 형태가 이슬람에서 도입되었다고 추정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종교 때문에 죽어라 싸우던 적의 종교에서 배워온 것이다. 59개 구슬을 사용한다.

 

현재의 한국은 여러 종교가 섞여 있어도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 희한한 나라다. (통일교나 신천지, JMS 등은 탄압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래서 염주와 묵주를 흔히, 그리고 간혹 미스바하도 한 자리에서 평화롭게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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