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활동 | 서울시민을 호구로 알았나?
26-06-08 08:29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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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을 호구로 알았나?
서울특별시는 ‘특별한’ 시다.
600 여 년을 이어온, 신흥 강국 대한민국의 수도이다. 국가 주요 권력기관은 물론, 주요 기업과 최고 수준의 각종 시설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고르게 잘 갖춰진 세계적 도시다. 자연스럽게 일자리도 많다.
따라서 서울특별시에 사는 시민도 특별해야 한다. 타고 난 게 특별한 게 아니라, 특별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그것은 바로 ‘돈과 의지(자부심)’다.
위의 것들을 누리고 그 안에 살려면, 우선 비싼 거주비와 생활비를 감당해야 한다. 같은 급여를 받아도, 서울 사는 보람으로 다른 불편을 참고 감내한다. 그 이유 중엔 대통령 국회 대법원 등이 모여 있는 수도에서 ‘함께 산다’는 자부심도 한몫한다.
그런데 갑자기 청와대와 국회를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하면, 힘들지만 자부심으로 ‘서울살이’를 해 온 서울 시민의 마음은 어떨까?
그동안 정부는 이미 비대한 서울의 기능을 축소하고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작업을 계속해 왔다. 충분히 공감하고, 그런 측면에서 최근 해수부와 HMM 본사 이전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에 있어야 할 산업은행을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부산으로 이전하고, 세종시에 대통령 집무실 건설을 서두르라고 한다면?
서울 시민은 ‘이러다가 빈껍데기만 남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한 생각을 하게 된다. 서울시민으로 열심히 살아왔을 뿐인데, 이젠 ‘특별하게‘ 호구되는 느낌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오세훈 후보가 당선됐는데, 필자는 그 이유 중 하나로 ’껍데기만 남기는 서울‘ 정책을 들고 싶다
이는 두드러진 교차투표로 나타났다.
즉 상당수의 사람들이 구청장은 민주당 후보를 뽑아놓고, 시장은 오세훈 후보를 선택한 이유라고 본다. 예를 들어 영등포구 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을 8,685표 차로 이겼지만, 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8,190표 차로 앞섰다. 심지어 정원오 후보는 홈그라운드인 성동구에서 51.21%를 얻으며 간신히 과반을 확보하긴 했으나, 기존의 민주당 지지세가 훨씬 약해졌다.
그 사이 세종시민들은 신났다. 청와대와 국회가 온다면 세종시가 행정수도를 넘어 사실상의 수도가 되는 것 아닌가?
이번 세종시장 선거 결과를 봐도 입증된다.
지난번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52.83%의 득표율로 당선됐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후보가 61.03%의 지지율로 격차를 벌이며 당선됐다.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서울 등골 빼먹기‘.
일천만 서울 시민들을 호구로 생각해서, 서울은 탈탈 털어 빈껍데기만 남겨도 되는 도시라고 생각하나?
서울 시민들이 ‘보수화되고 있다’라고 생각하기 전에, 그 이유를 잘 살펴야 한다.
<묻는다일보 발행인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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